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우분투칼럼] 아프리카 바카라 배팅, 우리는 방관자인가 동행자인가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김성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연합뉴스가 주최한 '아프리카 강제실향(난민) 해법 국제포럼'에 참가해 난민은 누구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부터 현황과 대안까지 열띤 토의를 벌였다. 여기서 나는 적잖은 놀람과 숙고를 이어갔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고향을 떠나게 된 자들. 정착할 곳 없이 미래를 잃어버린 자들인 '아프리카의 난민' 때문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2024년 9월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만 약 4천540만 명이 자국 내·외에서 강제 이주를 겪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난민 및 국내 실향민의 약 37%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들은 찢긴 삶과 무너져 버린 공동체에서 신음하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젊고, 가장 역동적인 인구 구조를 가진 대륙이 아프리카다. 그런데도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한데, 대체 그 원인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먼저, 아프리카 국가 내 정치 불안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가장 피해가 큰 나라는 수단이다. 수단에서는 2023년부터 격화된 군벌 간 내전으로 인해 15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체 인구(5천100만 명)의 25%에 달하는 1천3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그중 280만명 이상이 국외로 탈출했다. 나머지는 국내 실향민으로 남아 열악한 거주환경에 놓인 채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또,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정부군과 M23 반군의 끊임없는 무장 충돌로 인해 현재까지 약 900만명의 바카라 배팅이 발생했다. 소말리아에서는 30년 가까이 지속되는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영향과 정치 불안으로 약 320만명이 집을 잃었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또 다른 바카라 배팅 발생 요인은 기후 변화다.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 사헬 지역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사막화가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약 3천300만명이 기후 재난에 노출됐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생계 수단을 잃고 임시거처를 찾아 떠돌고 있다. 유엔은 2050년까지 아프리카 전역에서 기후로 인한 이주자가 8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기후 바카라 배팅의 비극은 법적 지위에서도 계속된다. 이들은 국제법상 '바카라 배팅'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1951년 바카라 배팅지위협약과 1967년 의정서에 의하면, 정치적 박해나 분쟁으로 인한 바카라 배팅만을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 바카라 배팅들은 법적 예외 상태에 놓여 인권의 사각지대를 떠돌고 있다. 이들의 미래를 위해 선제적으로 기후 바카라 배팅들에게도 바카라 배팅 지위를 부여해 줄 필요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연우홀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공동 주최한 '아프리카 강제실향(난민) 해법 국제포럼'에서 세션1 패널들이 '아프리카 강제 실향과 인도적 대응'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강민아 이화여대 교수, 바바라 리졸리 국제적십자위원회 한국사무소 대표, 김영완 서강대 교수. 2025.4.24 hkmpooh@yna.co.kr
한편, 아프리카 난민의 69%는 타(他) 아프리카 국가로 유입된다. 이는 난민 수용의 부담을 이웃한 저(低)발전국들이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의미다. 우간다는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약 160만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난민 중 대부분은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다. 하지만 우간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1천달러에 불과해 난민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원주민들조차 빈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난민들은 이중의 절망에 빠져있다. 에티오피아도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재 약 99만명의 난민이 있다. 이들은 티그라이 분쟁 이후 발생한 실향민들과 함께 극심한 식량 부족과 보건·위생 위기에 처해있다. 마찬가지로 케냐, 수단, 남수단에서도 같은 수준의 난민촌이 유지되고 있다. 유엔식량계획(WFP)은 아프리카 전체 난민 1천만명 이상이 기아 위협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다. 더 큰 문제는 WFP의 자금 부족으로 난민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이러한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많은 아프리카 바카라 배팅은 북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해상 루트를 택한다. 불법적 경로인 '중앙 지중해 루트'는 리비아와 튀니지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한다. 이곳은 '죽음의 길'이라 불린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지중해에서 약 3천1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하루 평균 8명이 바다에 목숨을 잃는 셈이다.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약 33만명이 불법으로 유럽에 입국했으며, 이 중 약 45%가 아프리카 출신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떠나는 이들의 용기는 역설적으로 그들이 겪는 절망의 깊이를 말해준다.
이 '죽음의 길'은 인도주의적 참사이자, 국제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과업이다. 그러나 바카라 배팅 유입을 두려워하는 유럽 각국은 포용보다는 배제의 길을 선택했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국경 국가들은 수용 능력의 한계를 이유로 강경한 대응으로 선회했다. 인근 해협에서 바카라 배팅 구호단체의 구조 활동조차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대응은 더 많은 불법이주와 인신매매, 지구촌의 공동화현상, 인권유린 등의 문제를 양산한다. 이제는 배타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상생의 공동체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다음을 제안해 본다.
첫째, 바카라 배팅 수용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일반적으로 바카라 배팅 유입으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고 바카라 배팅 관련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바카라 배팅 수용국 입장에서 보면, 아프리카 국가 내에서는 노동력과 국제 지원을 확보하는 경제적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선진국 내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고, 젊은층 인구 증가로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긍정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난민 문제 해결은 국제사회 전체의 공동과제임을 인정해야 한다. 강제 이주민과 실향민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식민 지배의 역사, 냉전체제의 잔재, 강대국의 정치적 개입, 그리고 선진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 등 대부분 외부 요인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난민 문제 해결은 그들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우리 모두의 공동 과제이다. 이에 난민 수용국에 대한 국제적 지원 확대와 유엔난민기구(UNHCR)·국제구호단체·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증대를 위한 맞춤형 제도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교육, 직업훈련, 지역사회와 교류 등 난민들의 자립을 촉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난민을 수동적 피해자가 아닌 주체적 존재로 세워야 한다.
셋째, 위의 대안과 연동되는 자립을 위한 지속 가능한 사회적 자본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바카라 배팅들을 단지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긴급구호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장기화한 바카라 배팅 상황과 영구화되고 있는 임시성을 직시해야 한다. 특정 기간만 잠시 체류하는 것이 아니라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바카라 배팅의 사회경제적 권리보호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구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정부는 사회통합프로그램 등을 통해 바카라 배팅이 '돕는 대상'이 아닌 '함께 사는 이웃'이라는 사회적 신뢰와 유대감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미디어를 활용해 바카라 배팅과 성공적 공존 사례를 지속해 알림으로써 사회적 자본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했고, 오는 7월 1일은 아시아 최초로 독립적인 '난민법'을 시행한 지 12년이 된다. 제도적으로는 난민을 보호할 틀이 마련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난민심사제도를 실행한 1994년부터 30년간 약 12만건의 신청이 있었고, 누적 인정률은 2.7%다. 유럽연합(EU)의 평균 난민 수용(43%)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아프리카 바카라 배팅 문제의 해결은 임시적 구호를 넘어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국경을 넘어 떠돌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바카라 배팅들은 그 자체로 강인한 존재다. 그들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최소한은 연대이며, 최대한은 존엄한 삶을 살 기회를 찾아주는 것이다. 아프리카 바카라 배팅 문제는 먼 대륙의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역사와 닮았다. 콩고민주공화국에는 '조금이라도 너를 도와준 사람은 너를 전혀 도와주지 않은 사람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다. 6·25 전쟁 당시 수많은 피바카라 배팅에게 국제사회가 보여주었던 연대를 기억하며, 이제 우리가 바카라 배팅들에게 손을 내밀 차례다. 수백만 명의 바카라 배팅이 오늘도 목숨을 걸고 새 삶을 찾아 지구촌을 떠돌고 있다. 그 위태로운 길 위에서, 우리는 어떤 나라로 기억될 것인가. 냉혹한 방관자인가, 아니면 따뜻한 동행자인가.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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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교수
현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겸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 USC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정치학 박사, 저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비교정치', '현대아프리카의 이해' 외 다수, 외교부·법무부·한―아프리카재단·재외동포청 등 공공기관 정책 자문위원 및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위원회 한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