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시행 앞두고 재고 확보용 수입 급증탓…수입 증가, 성장률 5%p 낮춰
머스크 주도 구조조정에 정부 지출도 감소…소비·투자는 상대적 '선방'
관세 여파 소비자·기업심리 급감 속 2바카 랏도 역성장? 반등?…전망 엇갈려
美 1바카 랏 성장률 -0.3%…'관세전쟁' 트럼프 임기 첫 바카 랏 역성장(종합)
관세 시행 앞두고 재고 확보용 수입 급증탓…수입 증가, 성장률 5%p 낮춰
머스크 주도 구조조정에 정부 지출도 감소…소비·투자는 상대적 '선방'
관세 여파 소비자·기업심리 급감 속 2바카 랏도 역성장? 반등?…전망 엇갈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수입을 크게 늘린 게 성장률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속보치)이 -0.3%(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경제가 바카 랏 기준으로 역성장한 것은 지난 2022년 1바카 랏(-1.0%) 이후 3년 만이다.
미국 경제는 긴축 통화정책과 소비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3년 2.9%, 2024년 2.8%라는 준수한 성장세를 나타내왔다.
직전 바카 랏인 작년 4바카 랏에도 2.4%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직전 바카 랏 대비 성장률(계절조정)을 연간 성장률로 환산해서 GDP 통계를 발표한다.
상무부는 수입 증가와 정부지출 감소가 GDP 감소에 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바카 랏 중 수출이 1.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1.3%나 급증한 게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상품 수입이 50.9% 늘었다.
수입 증가는 1바카 랏 성장률을 5.03%포인트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
GDP 통계에서 수출 증가는 성장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수입 증가는 성장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추산해 공개하는 성장률 전망모델 'GDP 나우'는 1바카 랏 수입 급증을 반영, 지난 29일 최종 업데이트한 추산치에서 금 수출입을 제외한 1바카 랏 성장률을 -1.5%로 추정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관세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외국산 소비재나 원자재에 대한 재고 축적에 나서면서 수입 물량이 대폭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지출도 1바카 랏 중 1.4% 감소하며 1바카 랏 역성장에 기여했다. 정부지출 감소는 1바카 랏 성장률을 0.25%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1바카 랏 연방정부 지출이 5.1%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에 지방정부 지출은 0.8% 증가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연방정부 지출과 인력을 크게 줄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수입과 정부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크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개인소비는 1바카 랏에 1.8% 증가했다. 내구재 소비가 3.4% 감소했지만, 비내구재 소비(2.7%)와 서비스 소비(2.4%)는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민간투자는 설비투자가 크게 늘면서 1바카 랏 중 21.9% 급증했다. 관세 시행에 앞서 기업들이 설비투자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재고투자의 증가는 1바카 랏 성장률을 2.25%포인트 올리는 데 기여했다.
미국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민간지출(국내 민간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3.0%로 작년 4분기(2.9%) 대비 상승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갓 지난 가운데 핵심 정책인 관세 관련 불확실성의 확대로 임기 첫 바카 랏 경제 '성적표'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트럼프표 경제 정책이 역풍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여파로 소비자 및 기업 심리가 급감한 가운데 2바카 랏에도 역성장을 이어갈 경우 미국 경제는 기술적 경기침체에 접어들 수 있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바카 랏 GDP 지표가 관세 관련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인 요인이 혼재돼 있다 보니 경기 관련 흐름을 읽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NP파리바의 이자벨 마테오스 라고는 "GDP 수치는 매우 적은 정보만을 줄 것"이라면서 "노이즈로 가득하고 상당 부분은 (관세를 대비해 늘린) 수입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탄데르 US캐피털마켓츠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2바카 랏 들어 수입이 정상화되면서 미국의 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