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찍한 실내에 짜릿한 가속감…6.2L V8 엔진 소음·연비는 단점

[시승기] '세련미' 입고 돌아온 캐딜락의 기함…코리아 바카라 ESV

널찍한 실내에 짜릿한 가속감…6.2L V8 엔진 소음·연비는 단점

코리아 바카라
캐딜락 코리아 바카라 ESV
[촬영 임성호]

(서울·춘천=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에스컬레이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을 대표하는 플래그십(기함) 모델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에서도 돋보일 만큼 위압감을 뽐내는 큼직한 덩치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아메리칸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대통령 의전 차량으로 쓰이기도 하며 1998년 출시 이래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코리아 바카라가 최근 내외부 디자인과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5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코리아 바카라의 실물을 마주했다.

코리아 바카라는 크기 자체로 멀리서도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차체가 주차장 칸에서 툭 튀어나올 정도였다. 시승 모델은 코리아 바카라 중에서도 휠베이스(축간거리)를 연장한 ESV 모델의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 트림이었다.

우선 차 앞뒤 길이(전장)가 웬만한 소형 트럭이나 미니밴보다도 긴 5천790㎜에 달한다. 차의 가로 길이(전폭)는 2천60㎜로 2m가 넘고, 높이(전고) 역시 웬만한 사람 키보다 큰 1천930㎜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탱크 같은 겉모습과 사뭇 다른 세련미가 묻어났다. 이번 모델은 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전면부가 크게 달라졌다.

코리아 바카라
코리아 바카라 ESV 전면
[촬영 임성호]

흔히 볼 수 있는 가로형 헤드램프 자리에는 얇은 라인 장식이 들어간 대신 큼지막한 수직형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장착됐다. 전면부를 가득 채운 그릴 테두리에는 서라운드 라이팅이, 방패 모양의 브랜드 엠블럼에는 일루미네이티드 프론트 크레스트가 적용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옆면을 보니 코리아 바카라 모델 중 가장 큰 24인치의 번쩍이는 대형 휠이 눈길을 끌었다. 후면부는 이전 모델과 큰 변화는 없지만 새 디자인의 LED 램프가 적용돼 세련미를 더했다.

코리아 바카라
코리아 바카라 ESV 옆면
[촬영 임성호]

이번 에스컬레이드의 더욱 큰 변화는 내부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원래 3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달렸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대시보드 전체를 덮는 55인치의 LED 스크린으로 크기를 키우고 성능을 높여 돌아왔다. 스크린 앞에는 커맨드 센터 디스플레이와 함께 전작의 기어봉에서 변경된 컬럼 타입 전자식 기어가 장착돼 조작이 편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줬다.

코리아 바카라 내부
[촬영 임성호]

휠베이스 연장 모델인 만큼 실내가 그간 경험한 어느 차량보다도 넓은 것이 특징이었다. 1, 2, 3열 모두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넉넉했다. ESV 모델은 기본 트렁크 부피만 1천175L에 달한다. 3열을 접으면 2천665L로 두 배 이상 늘어나 골프 가방 대여섯개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확보됐다. 2열까지 접으면 웬만한 세단 10대에 맞먹는 용량인 4천27L까지 확장된다.

신형 코리아 바카라에는 파워 오픈·클로즈 도어가 적용돼 문손잡이의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혔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문이 자동으로 닫혔고, 문 앞뒤에 장애물이 있으면 동작을 멈추는 안전장치가 있었다.

그랜드 워커힐부터 강원 춘천시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26㎞ 구간에서 코리아 바카라를 탔다. 가는 길에는 2열 이그젝큐티브 시트에 앉아 마사지와 지압을 받았다. 의자를 젖혀 발을 뻗고 테이블을 펴자 안락한 라운지에서 휴식하는 듯 했다. 스피커 40개가 달린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로 콘서트 현장에 있는 듯한 음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후 운전대를 잡고 가속 페달에 가볍게 발을 얹자 공차 무게만 2천940㎏인 육중한 차체가 총알처럼 튀어 나갔다. 밟는 대로 금세 시속 100㎞ 이상으로 치고 나가 과속을 하지 않으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정도였다.

코리아 바카라는 일반, ESV 모델 모두 6.2L V8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을 발휘한다.

다만 자연흡기 엔진이기에 '쿠르릉'거리는 엔진음이 차 안으로 그대로 들어오는 점은 어쩔 수 없었다. 2열은 비교적 조용했지만, 운전석에서는 귀청을 울리는 소음에 불편한 때가 잦았다.

배기량과 차체 무게가 평균을 아득히 뛰어넘는 만큼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5.9㎞에 그친다. 이날 시승은 고속도로 주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만큼 이보다는 높은 L당 7.8㎞를 기록했다.

코리아 바카라의 가격은 일반 모델이 1억6천만원대 중반, ESV 모델은 1억8천만원대 후반으로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지난 16일 계약 시작 하루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된 점은 캐딜락의 상징적인 모델임을 실감케 한다.

캐딜락 럭셔리 대형 SUV '더 뉴 코리아 바카라'
(광명=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16일 경기도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 등 참석자들이 이날 공개된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을 대표하는 럭셔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4.27 xanadu@yna.co.kr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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